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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정보

수필 바람 그의 나이테는 꽃을 입는다

남희

출간일 2021년 09월 07일
ISBN 979-11-90578-05-9 03810
페이지 192페이지 / 판형 138*204
가격 12,000원

저자명

■작가소개

남희 경남 하동 사람이다. 2018년 『수필미학』에 「인연의 조각」으로 등단하였다. 현재 진주문인협회, 진주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살으리라’고 다짐한다. 

E-mail : nh3380@hanmail.net



목차

봄  _10

바람  _56

길   _98

그리고   _128



책속에서

P.18

향기가 첫정으로 피었다. 아이스크림 맛이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어려 오는 기쁨, 희망이라면 꼭 한번 그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나무들 사이에 서서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내 가슴 싱그럽게 내가 안아 본다. 봄 바라기 눈빛이 숲 따라 있는 그대로 우리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조용히 눈 감고 나를 선물로 주고 싶다.

P.76

낙엽도 지고 왜소해 보이는 나목들이 하늘 향해 침묵을 아낀다. 남은 삶이 지나온 삶보다 많지 않다. 늙는다는 것은 영혼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이라 했다. 어느 땐 초점 잃은 눈동자가, 또 기억이 도망가 약속을 잊어버렸을 때도,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 자기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도 하였다.

P.95

자연을 노래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자기 뜻대로만 살기는 어려운 것. 그래서 착하게 살아라, 서로 사랑하라, 깨어있어라, 우리는 더 많이 바르게 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많이 슬퍼할 것도 없다. 더 많이 바라지도 않은 오늘이지만 병실은 여전히 어떤 그림자에 머물러져 있다. 옷깃 스친 인연이 되어 기도로 마무리해 본다.

누군들 아니랴만. 이 세상 어머니라는 이름을 진 여인. 

해 기우는 강물에 빗방울 후두기는 소리. 쓸쓸하다.

P.125

그림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간이역이다. 하루에 두 번 오가는 간이역, 마지막 기차가 지나간다. 만남과 이별, 사랑을 보낸 그 역사驛舍의 그늘에는 오늘도 칸나가 피고 손 흔드는 코스모스가 핀다. 

P.176

녹차꽃 같이 수줍고 애잔히 살다가 동백꽃같이 간 여인. 해바라기처럼 바라만 보고 시선은 작아진 눈에서 별처럼 우리를 따라다닌다. 그러다 체념한 듯 눈을 감아 버린다. 평생 주기만 하고 이제 줄 것이 없어서 딸의 시선을 피하시는 것인가. 당당하셔도 되는데 힘이 없어 괴로워하신다. 이젠 집에 갔으면 싶다고 하지 않으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출판사 서평


바람의 나이테는 아름다운 꽃을 입는다. 바람은 삶과 닮았다. 

삶이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별에 이르고자 하는 애달픈 몸부림인 것처럼 말이다.


남희 수필집 『바람 그의 나이테는 꽃을 입는다』는 한 장의 수채화로 그려진 수선화같이 곱고 부드러운 사진이 실려 있다. 그의 글은 연한 바람꽃처럼 화사하다. 연륜의 나이테에 더해진 바람은 꽃을 피워낸다.

에세이스트 배정인이 말한다.

‘멀어져서 그리운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는 별 가까운 곳에 와있음을 아는, 남희의 에세이는 이 외로움을 위로하고 있다. 억배야 덕배야 말하지 않지만, 마음 안에 울리는 사랑의 속삭임, 슴슴히 떠오르는 눈 빛, 나이테가 꽃을 입었다는 깨달음, 이 가난한 행로에 감사드리는 기도, 이러한 조용한 눈짓들이 물에 어리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나와 내 사람과 내 삶이라는 생에 끼어든 그 누구에게 드리는 진혼의 기도이다. 아주 조용한 세 개의 기도이다. 잊히기를 염원하지 않는다.’

『바람 그의 나이테는 꽃을 입는다』는  ‘봄’ ‘바람’ ‘길’ ‘그리고’라는 바구니에 삶을 담고 있다. 하나씩 꺼내 보면 바람에 실려 가는 구름처럼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뒷표제글 

바람 그의 나이테는 꽃을 입는다. 이 텍스트에서 나는 즐기려고 한다. 지식이나 이해나 의미를 구하는 대신에 어떤 영감과 상상과 노래해야 하는 존재들을 만난다. 그들은 그의 감성을 만나 새로워짐과 생성을 향해 나아가는 그만의 독특한 길을 보여주고 있다.

 바람, 사람은 바람을 가득 담은 도시락이다. 저 하늘 뭉게구름 꿈을 꾸는 소녀의 가슴은 언제나 머흐르는 바람이다. 삶이란 이름으로 돌아볼 때, 삶이란 곧 바람이 입는 나이테이며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그 어느 별에 이르고자 하는 애달픈 몸부림일 테지만, 이 바람의 나이테는 아름다운 꽃을 입는다. 다 같이 푸르기만 하던 잎새들이 가을에 저마다의 색깔로 아름다워지듯이.

 멀어져서 그리운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는 별 가까운 곳에 와 있음을 아는, 남희의 ‘에세이’는 이 외로움을 위로하고 있다. 억배야 덕배야 말하지 않지만, 마음 안에 울리는 사랑의 속삭임, 슴슴히 떠오르는 눈빛, 나이테가 꽃을 입었다는 깨달음, 이 가난한 행로에 감사드리는 기도, 이런 조용한 눈짓들이 물에 어리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나’와 ‘내 삶’과 내 삶이라는 생에 끼어든 그 누구에게 드리는 진혼의 기도이다. 아주 조용한 세 개의 기도이다. 잊히기를 염원하지 않는. 

— 수필가 배정인 — 


출판사 제공 카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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