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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정보
시 설산雪山
김규정
출간일 | 2016년 5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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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264-61-6 03810 |
페이지 | 144page 판형/ 128*207 |
가격 | 값 10,000원 |
저자명
저자 소개
김규정 •아호雅號 청하淸河 •필명 지하수 •1935년 경남 산청 출생 •산청농업고등학교 졸업 •행정공무원 •2003년 8월 시사문단 등단 •경남펜클럽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남시인협회 회원 •필봉문학회 회장 역임 •산청문인협회 이사 •시집 『바람의 흔적』(2004) 『노송의 독백』(2005) 『집으로 가는 길』(2009) 『설산雪山』(2016) 『억새』(2018) 『낙서』(2019)
머리시詩
소원
큰물 지면 잠겼다가
물 줄면 등 내미는 쏘가리 바위
강물은 과거로 흘러가는데
현재로만 살고 있는 쏘가리 바위
두고두고 늙지 않는
너 같은 시 한 수를 남기고 싶다
쏘가리 바위 : 죽음을 대비하여 마련해둔 내 묘지 아래 경호강 가운데 있는 바위
설산
내가 이고 있는 눈은
한 여름에도 녹을 줄을 모른다
떼를 써 본들
말끔히 무너져 내리고
봄풀 다시 돋아날리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눈부신 은빛 켜켜이 쌓여만 간다
상계上界에 오르려면
정갈한 모습이어야만 하나보다
더럽히지 말아야 하리
먹물로 더럽히지 말아야 하리
해설 중에서
환자들이 나드는 곳에 난 하나가 꽃을 피우고 있다. 부처와 같이 자비한 것인지 환자들이 꽃을 두고 농담하는 여유를 갖는다. 그 자비 속에 신약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장난까지 치면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풍경이다. 긴장 속의 여유이다. 김 시인의 최근 생활의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긴장 속의 여유’는 황혼이 드리워져 있는 서산의 실루엣일 수 있다. 인간도 보기에 따라 꽃이고 향기이다. 노령의 인간은 비록 죽음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는 것이지만 꽃은 짧은 시간에 미학과 긴장과 여유를 다 고루 갖추고 있는 비유이다. 우리가 김 시인의 시를 긴장 속에서 성스러움 속에서 읽어내리는 것은 까닭이 거기에 있다. 앞으로도 그는 시를 쓸 것이다. 의사는 거개의 병이 신경증에 기인한 것이라 시를 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경고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살아 있으므로 꽃이어야 하고 시인이어야 한다. 이를 포기하는 날 그는 이미 살아 있는 것이 아니리라.
—강희근 /시인·경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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